
“20세기 전쟁과 관련된 영화들을 역사적 맥락 속에서 입체적이고 구조적으로 볼 수 있는 기회, 놓치지 말고 함께해요!!!” 미처 등록하지 못한 <Viewtiful 인문학> 예비 수강생들에게 외치는 채예진 선생님의 초청 인사입니다.
우리는 매일 평화를 갈구하지만 일상은 그저 총성없는 전쟁인 것만 같은 이때, <Viewtiful 인문학>에서는 1학기 두 번째 강좌로 전쟁의 역사를 제대로 탐구해보려고 합니다. 서울대학교 역사교육과에서 박사연구를 하고 있는 ‘채예진’ 선생님이 바톤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2025년 4월 중순, 강의 시작을 앞두고 여러 가지 궁금한 것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눠 보았습니다.
Q. 강의 내용도 궁금하지만, 강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선생님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채예진입니다. 서울에서 태어나 초등학교와 중학교 시절을 강원도 고성에서 보냈고, 고등학교 시절을 경상남도 거창 기숙사학교에서 보냈습니다. 대학 때 다시 서울로 돌아와서 지금은 주로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시골에서 보냈던 어린시절은 제 정서와 감성이 마음껏 자랄 수 있었던 때로 기억합니다. 설악산 자락과 동해바다에서 뛰놀면서 읽고 싶었던 책을 실컷 읽었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시골에서 살다보니 문화생활을 하기 어렵다는 점이 늘 아쉽기도 했습니다. 어릴 때 학교에서 새로 배운 내용이 있으면 직접 가서 보고 싶은 욕구가 컸는데, 시골 바닷가 마을에서 목회를 하셨던 부모님께서 방학때마다 가보고 싶었던 역사 유적지나 박물관, 미술관, 음악회에 갈 수 있도록 애써주셨던 것이 기억에 많이 납니다. 지금도 직접 가서 보고 느끼며 다양한 세상을 경험하고 만나는 ‘여행’을 좋아합니다.
Q. 현재 서울대 역사교육과박사과정에서 연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주제에 대한 연구인가요?
제 연구의 초점은 학령기를 거쳐 성인이 된 학습자들이 역사를 어떻게 배우고 또 교육할 것인가에 대한 주제입니다. 다양한 매체와 플랫폼이 만들어지면서, 여러가지 역사 컨텐츠를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에서 학생들만큼이나 성인들의 역사학습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역사에 대한 인식과 판단이 현재의 선택에도 영향을 준다는 점을 관찰하면서 성인들에게는 어떤 역사교육과 학습이 필요할까, 라는 질문을 해보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최근에는 성인학습자로서 역사교사의 평생학습에 관심을 갖고 공부해 나가고 있습니다.
Q. <VIEWtiful 인문학> 강의에 참여하게 된 계기나 동기가 있으신가요?
저는 2017년을 전후로 가나안 성도가 되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는 가나안 성도라고 스스로의 정체성을 정립하는 것에 대해서도 때때로 고민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어린시절 강원도 고성에서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셨던 부모님을 보면서 제가 배운 것과 가지고 있는 것들을 사람들과 나누며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었습니다. 특히 전 세계의 성인 학습자들이 한국사를 넘어 세계사 속에서 영화를 통해 근현대 역사를 이해하고 성찰할 수 있는 기획에 동참하고 싶었습니다.
Q. 많은 학문들 중, 어떻게 ‘역사학’에 흥미를 두고 공부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특히, ‘역사를 어떻게 배우고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한 교육에 포커스를 두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요?
역사 공부는 제가 딛고 살아가는 이 세상을 탐색하고, 또 제가 서있는 위치의 좌표를 가늠할 수 있어서 흥미로웠습니다. 언젠가 듣게된 어른들의 ‘그 말’이 어떤 맥락에서 나온 것이었고, 그 말을 했던 상황속에서 어떤 의미였는지를 이해하게 되는 순간의 즐거움에 매료된 것 같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이해를 완성했다기 보다는 이해해나가는 과정에 대한 즐거움입니다. 그래서 주로 오늘날과 밀접하게 관련된 근현대 시기의 한국사, 세계사에 관심이 많습니다. 학부에서는 국사학과 국제관계학을 공부했고, 석사과정에서는 동아시아사 전공으로 대만과 미국의 관계를 풀브라이트 학술교류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분석하고 문화냉전 차원에서 그 의미를 검토했습니다.
Q. 이번 강의 제목이 <영화 속 20세기 전쟁사 탐구: 제1·2차 세계대전부터 한국·베트남전쟁까지>입니다. 여러 가지 역사의 내용 중에서 ‘전쟁사’를 택하신 이유가 있으신지요? 주제 선택에 어떤 점들이 고려되었는지요?
학부와 석사과정을 거치면서 국사학과 공부만큼이나 ‘국제관계학과’ 강의를 열심히 들으면서 20세기의 국제관계, 질서변화, 외교정책 등을 다룬 책과 영화, 그리고 수업에 푹 빠져 있었습니다. 뉴스에서 어떤 위기상황, 문제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제3차 세계대전’이 발발할 위기라고 말하는 것을 들으면서, 그렇다면 제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은 언제, 왜, 어디에서, 어떻게 일어났던 것일까? 하는 질문을 던지며 생각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여전히 분단국가인 한국의 상황이 저희 가족들의 삶, 가치관, 선택과 결정과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황해도가 고향이셨으나 6.25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실향민이 되신 외할아버지의 삶을 생각하면서 20세기 전쟁사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Q. ‘영화’와 함께 전쟁사를 탐구하는 것이 꽤 흥미롭습니다. 영화와 전쟁사를 결합하게 된 강의 연구의 계기나 기획의도가 있으셨는지요?
어릴 때부터 영화를 좋아했습니다. 시골에서 학원을 다니지 않았기 때문에 늘 방과후에는 책을 보거나 영화를 보면서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대학에 가서 본격적으로 세계사 공부를 시작했는데, 이때 저는 세계의 세계사 관련 영화들을 100여편 정도 모아서 보고 분석하면서 세계사에 대한 이해를 넓혀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에 서울대학교 스누콤센터와 고등학교 등에서 근현대 세계사에 대한 특강 요청이 와서 학생들의 흥미와 역사적 이해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영화를 활용하여 20세기 전쟁사 수업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Q. 아무리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만든 영화라 하더라도 영화는 사실과 허구가 뒤섞이거나 과장이 됩니다. 영화나 영상물을 통해 역사를 배우게 될 때 해석의 주의점이나 특별한 구별법이 있을까요?
영화나 영상물은 어디까지나 실화를 모티브로 하지만, 재미를 위해 각색을 거친 작품입니다. 인물과 사건 등은 작가와 감독의 상상력을 발휘하여 창조되었으므로 영화작품을 몰입해서 ‘감상’할 수는 있지만, 무엇보다 역사적 맥락을 이해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서 이해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이 영화의 ‘메시지’가 무엇일지 생각해본다면, 당시 상황과 역사적 맥락에 대한 다양한 질문을 던지고 고민해볼 수 있는 훌륭한 소재라고 생각합니다.
Q. 강의 내용과 관련하여 수강생들이 미리 봐 두면 좋을 법한 영화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참고할 만한 책도 알려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번 강의에서는 제1차 세계대전, 제2차 세계대전, 6.25 한국 전쟁, 베트남 전쟁을 주제로 다룹니다. 20세기 전쟁들의 전후 맥락을 이해하면서 세계 질서의 변화, 그리고 동아시아와 한반도의 역학 관계에 대해 고민해보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를 고려할 때, 영화는 <아라비아의 로렌스>, <쉰들러리스트>, <피아니스트>, <라이언 일병 구하기>, <마지막 황제>, <진링의 13 소녀>를 추천합니다. 책은 김용구 선생님의 <세계 외교사>, 그리고 <헨리 키신저의 세계 질서>, <함께읽는 동아시아 근현대사>를 추천합니다.
추천책



Q. 전쟁은 기독교적 가치(평화, 용서, 사랑 등)와 늘 대립이 됩니다. 기독교인의 입장에서 20세기 전쟁사를 어떻게 바라볼 수 있을까요? 그리고 우리에게 어떤 관점이 필요할까요?
전쟁은 생명을 무가치하게 짓밟는 잔혹한 상황을 국가의 이익을 위해, 우위를 점하기위해 정당화합니다. 생명을 가진 한 인간으로서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동안, 나의 존엄과 가치를 지킬뿐만 아니라 특정 세력의 이익과 목적에 생명의 가치가 수단화되는 것에 대해 깊이 성찰하고 행동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Q. 전쟁사를 비롯한 역사공부가 우리의 신앙과 삶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역사 공부는 나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세상의 구조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생명으로서의 내가 어떤 가치관을 갖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선택’하는 과정 속에서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상상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 역사 공부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이번 강의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전쟁이라는 주제가 다소 무거울 수 있지만, 저와 수강생 여러분들의 지난 100년간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삶을 더 깊게 알아가고 깨닫고 성찰하는 과정에 몰입하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Q. 수강생들이 어떤 기대를 갖고 수업에 참여하면 좋을까요? 강의를 기대하고 있는 수강생들에게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이번 강의에서 절반 이상은 한반도가 아닌 다른 곳에서 벌어진 전쟁 역사를 다루지만, ‘대한민국’이라는 정체성을 공유한 사람들에게 20세기의 전쟁들이 미친 영향과 현재의 삶에도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20세기 전쟁과 21세기 오늘날의 우리의 삶을 이해할 수 있는 시간에 초대합니다.
Q. 6주간 이어질 강의의 계획이나 개요를 간략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전쟁은 과거의 일이 아니라, 지금도 우리 삶과 세계 질서에 영향을 미치는 현실입니다. 이번 강좌에서는 20세기의 주요 전쟁을 다룬 영화들을 통해 전쟁의 역사적 맥락을 탐구하고, 나에게 전쟁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그 의미를 성찰하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우리는 영화 속에서 전쟁이 어떻게 기억되고 재현되는지를 분석하면서, 전쟁이 개인과 사회에 남긴 흔적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이 오늘날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를 함께 고민할 것입니다.
강의 1. 전쟁과 나: ‘나에게 전쟁이란?’
전쟁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과 영화 속 전쟁 재현의 특징을 살펴보면서, ‘나에게 전쟁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전쟁을 경험하지 않은 세대는 전쟁을 어떻게 기억하는가? 전쟁 영화는 역사적 사실을 그대로 반영하는가, 특정한 서사를 만들어내는가? 20세기의 전쟁이 21세기에도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방식은 무엇인가? 이러한 질문을 바탕으로 영화라는 매체가 전쟁의 경험과 기억을 어떻게 형성하는지 검토하고, 이후 강의에서 다룰 전쟁 영화와의 연결고리를 만들어갑니다.
강의 2. 제1차 세계대전: <1917>(2019)과 현대전의 시작

제1차 세계대전은 산업화된 대량 살상의 시작이었으며, 전쟁의 양상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습니다. 영화 <1917>은 참호전과 병사 개개인의 경험을 생생하게 재현하며, 전쟁의 극한적인 모습을 담아냅니다. 본 강의에서는 전쟁이 한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과 ‘국가를 위한 희생’이라는 개념이 어떻게 정당화되었는지를 탐구합니다. 또한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 100년이 넘은 오늘날, 우리는 이 전쟁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으며, 그 기억이 현대 사회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논의합니다.
✦ 질문: “1917” 속 병사들의 경험을 오늘날의 우리와 연결할 수 있을까? 현대의 전쟁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그 경험은 어떻게 변화했는가?
강의 3. 제2차 세계대전: <인생은 아름다워>(1997)와 전쟁의 인간성

제2차 세계대전은 세계 질서를 완전히 뒤바꾼 전쟁이었으며, 특히 유대인 학살(홀로코스트)은 인간성의 극단적 파괴를 보여주는 사건이었습니다. *”인생은 아름다워”*는 전쟁과 학살의 현실 속에서도 인간성이 유지될 수 있는가를 묻는 영화입니다. 본 강의에서는 전쟁이 인간성에 미치는 영향, 폭력과 사랑이 공존할 수 있는지에 대해 탐구합니다. 또한 전쟁의 기억이 후세대에게 어떻게 전승되며, 우리는 그 기억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논의합니다.
✦ 질문: “인생은 아름다워” 속 아버지의 선택은 전쟁 속에서도 인간성이 지켜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가? 반대로, 전쟁은 인간성을 얼마나 쉽게 무너뜨리는가?
강의 4. 한국전쟁: <국제시장>(2014)과 전쟁의 여파

한국전쟁은 단순한 군사적 충돌이 아니라, 한국 사회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친 역사적 사건입니다. 영화 *”국제시장”*은 전쟁이 한 가족과 개인에게 어떤 흔적을 남겼는지를 보여주며, 한국전쟁의 기억이 경제 발전과 이산가족 문제, 그리고 분단 현실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탐색합니다. 본 강의에서는 한국전쟁이 남긴 사회적·정치적 영향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가 이 전쟁을 기억하는 방식에 대해 논의합니다.
✦ 질문: 전쟁을 경험하지 않은 세대에게 한국전쟁은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가? 한국전쟁은 단순한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오늘날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강의 5. 베트남전쟁: <포레스트 검프>(1994)와 전쟁의 후유증

베트남전쟁은 미국 내에서 가장 논란이 많았던 전쟁 중 하나로, 참전 용사들의 트라우마와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켰습니다. *”포레스트 검프”*는 전쟁의 전투 자체보다는 전쟁 이후 개인과 사회가 겪는 변화를 조명합니다. 본 강의에서는 베트남전쟁이 참전 군인들에게 남긴 정신적·사회적 상처를 탐구하고, 전쟁을 둘러싼 정치적·도덕적 논쟁을 분석합니다.
✦ 질문: 전쟁은 단순히 총과 폭탄이 오가는 순간에만 존재하는가, 아니면 전쟁이 끝난 이후에도 개인과 사회에 깊이 새겨지는가? 전쟁 이후의 삶에서 우리는 전쟁을 어떻게 기억하고 치유해야 하는가?
강의 6. 전쟁의 기억과 나: ‘나에게 전쟁이란?’을 다시 묻다
이번 강의를 통해 우리는 20세기의 주요 전쟁이 21세기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탐구했습니다. 이제 다시 ‘나에게 전쟁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져볼 차례입니다. 전쟁을 직접 경험하지 않은 세대에게 전쟁의 기억은 어떻게 전달되는가? 전쟁을 다룬 영화는 우리에게 전쟁을 어떻게 인식하도록 만드는가? 또한 오늘날에도 여전히 지속되는 전쟁(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등)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가? 본 강의에서는 전쟁의 기억이 어떻게 현대 사회에서 활용되거나 왜곡되는지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전쟁의 경험을 기억하는 것이 현재와 미래를 위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논의합니다.
✦ 질문: 오늘날에도 여전히 전쟁이 지속되고 있는 세계에서, 우리는 전쟁을 어떻게 바라보고 기억해야 하는가? 그리고 우리는 평화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
세상이 어찌 돌아가든 봄날은 오고 새싹은 움틉니다. 영화와 전쟁의 조합이 기대되는 4월의 봄날, 1학기 2번째 과목, 전쟁사 강좌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